블로그를 시작한 이유
가끔 내 나이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곤 한다.
나는 아직도 철이 안든 것 같은데, 벌써 아이가 학교를 가게 될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깨달을때는 나도 모르게 씁쓸하면서도 적응이 안 되곤 한다.
나는 회사원이다.
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.
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의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.
내 인생에서 절반은 개발에 관련된 일을 보냈고, 개발 일을 한 시간만 잡아도 4만 시간은 우습게 채우는 것 같다.
물론 시간만으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, 그 기간 동안 나름 열심히 살았고, 열심히 일에 치였고, 열심히 혼났고 혼냈고, 열심히, 열심히... 그런 시간만 어림잡아도 몇만 시간이 지났건만 나는 어느정도의 전문가가 되어 있는 것일까?
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열정만은 강한 때가 있었고, 개발자라는 프라이드가 강했던 시절을 지나, 챗바퀴를 도는 일상을 느끼며 '나의 직업은 회사원입니다.'라는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다. 그리고 지금은 개발자의 성장보다는 워라벨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 부단히 애쓰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.
개발자로 산다
워라벨을 지키는게 절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. 아니 반드시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.
단지, 회사원인 내가 아닌, 개발자로써 현재 내가 잘 가고 있는지, 앞으로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돌아볼 뿐이다.
알리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고 한다.
이 말을 응용혀여 난 「정리하지 않은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.」 라는 표제로 블로그에 나의 생각, 연구에 대한 고찰 등을 정리하고자 한다.
말은 거창했지만, 사실 거의 일기 형식의 글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다.
하지만, 이 블로그를 통해 난 회사원이 아닌, 개발자로 살것이다! 라는 작은 선포를 스스로에게 해본다.
지방 개발자들의 아.우.성.
처한 상황은 다르지만, 성장에 목마른 회사 동료 두 사람과 긴 대화를 하는 시간은 갖게 되었다.
현재 고민이라는 점이 아래와 같다.
- 성장의 정체기인 것 같다.
-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는데, 실천이 어렵다. (몇 번 시도해봤는데 잘 안되고를 반복하고 있다)
(사실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)
- 막연하게 다른 회사에서는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, 가끔은 이직에 대한 고민도 한다.
재미있게 회사를 다니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, 성장하기 위한 개개인이 해야 할 일 등 이야기의 폭은 넓었고, 이때 대화한 두 명과 갑작스럽게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로 급 결성이 되었다.
성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, 지금까지 해본 스터디그룹은 다 망했었고(이것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고)
대부분이 설계문서도 없이 개발로 진행이 되며, 슬랙은 써본 적도 없고, git 아닌 svn을 사용하고 있는!! 우리는 중소기업 개발자이지만, 우리 스스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보자!라는 아우성에 대한 대화가 정말 오래간만에 즐겁고 흥분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.
이에 우리의 모임 이름을 "아우성(가칭)"이라고 잡아 보았다.
너희도 글 쓰고 있지?
오래간만에 나의 생각을 글로 옮겨보니, 정말 쉽지 않았다.
- 머리로 정리할 때는 하고자 하는 말이 정확하다 생각했는데, 글로 작성해보니 머리에서 안다는 것은 거짓이었다.
(역시 정리하지 않은 지식은 죽은 지식 맞다!!)
- 간략하게 작성하기가 힘들더라. (너무 길다 싶어서 죽이면,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고..)
- 은근 맞춤법 찾아보는 시간이 많았다 (창피하다 ㅋ)
- 맥주 한잔 해야 할 주말에 컴퓨터에 앉아서 글 작성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숙제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.
아마 주말인 지금! 이들도 '블로그를 시작하는 이유'에 대해 열심히 글을 작성하고 있을 것이다.
이들도 힘들겠지?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고, 함께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어서 너무 쌤통이다.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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